프랑스 (누드비치)

프랑스 누드 비치 '자연주의 마을 Village Naturiste' 여행 후기 / 유럽 이색 여행지

집쑤 2024. 6. 7. 1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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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8월 첫째 주.
프랑스에 일주일 정도 여행을 가게 되었다.
파리에만 있기엔 너무 지루할 것 같아서 근교를 검색하다가 프랑스의 누드비치 '자연주의 마을'을 알게 됐다.
정보가 너무 없어서 갈까 말까 고민했지만 가길 정말 정말 정말 잘했다!
가는 방법, 숙박, 비치 이용 방법 등 정보를 공유하겠다.
 

가는 방법

1. 파리 레옹역 Gare de Lyon에서 아그드역 Gare d'Agde까지 기차로 이동한다. (약 4시간 소요)
기차 예매 사이트 https://www.sncf-connect.com/en-en/

왕복 기차 예매
왕복 기차 예매

 
 
2. 아그드 기차역 바로 앞에 있는 버스 정류장에서 4번 버스를 타고 종점까지 간다. (약 1시간 소요, 2022년 기준 1유로)

카프다그드 4번 버스 노선
Gare SNCF에서 Village Naturiste까지

 

마을 입구 근처

 
 
3. 버스 정류장에서 매표소까지 걸어간다.

버스 정류장에서 매표소 가는 길

 

누드비치 매표소
자연주의 마을 매표소

 
 
4. 매표소에서 숙박 일수에 따른 이용료를 결제하고 입장 카드를 받는다.
숙소가 마을 안에 있는지 밖에 있는지에 따라 입장 요금이 달라지므로 (마을 안에 숙소가 있으면 더 저렴)
마을 안에 있는 숙소를 예약했을 경우 숙박 예약 확인서를 꼭 제시해야 한다.
여권도 필수로 제시해야 한다.
 
이건 카더라인데, 남자 혼자 혹은 남자끼리 온 사람은 입장을 제한한다는 얘기를 주워 들었었다.
근데 진짜인지는 잘 모르겠다.

누드비치 요금표
2022년 기준 자연주의 마을 요금표

 
 
5. 보안요원이 지키고 있는 철문에 카드를 찍고 자연주의 마을에 입장한다.

누드비치 입장 카드
자연주의 마을 입장 카드. 마을 밖으로 나갈 일이 있으면 카드를 들고 나갔다가 돌아왔을 때 철문에서 꼭 다시 찍어야 한다.

 
 

숙소

숙소는 북킹닷컴에 자연주의 마을 Village Naturiste을 검색해서 예약했다.
여행 5개월 전인데도 잔여 객실이 얼마 없었다.
내가 예약한 곳은 2박에 52만원 정도 했다.
처음엔 숙박비가 너무 비싸서 1박만 할까 했는데 1박만 했으면 진짜 아쉬울 뻔했다.

누드비치 숙소 예약확인서
예약 확인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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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밖에 있는 숙소를 예약하려면 '카프다그드 Cap d'Agde'라는 지역을 검색해서 일반 숙소를 예약하면 된다.
하지만 대부분 마을에서 멀기 때문에 이동하기 번거로울 것이고,
벗은 채로 생활하는 재미를 제대로 느끼려면 마을 안에 있는 숙소를 예약하는 게 훨씬 편할 것 같다.
 
예약을 완료하니 숙소 주인이 북킹닷컴 안내 메시지로 철문을 통과하면 전화를 달라고 했다.
도착 당일 전화를 하니 철문쯤에서 만나 예약한 방이 있는 건물로 함께 이동했다.
계단처럼 생긴 건물에 정말 많은 방이 있었고 각 방마다 야외 테라스가 있었다.
 

누드비치 숙소
사진 왼쪽에 있는 건물의 가로가 긴 직사각형 한 칸이 방 한 칸이다. 오른쪽 건물도 마찬가지.

 

누드비치 숙소 2
2박 3일간 지낼 곳

 

누드비치 숙소 3
방 내부

 

누드비치 숙소 4
반대 방향

 
 

식사

식사는 레스토랑과 마트를 이용하면 되는데 그전에 우선 공공시설에 대한 설명이 필요할 것 같다.
아무리 나체로 생활하는 자연주의 마을이라지만 한 의자를 여러 사람의 엉덩이가 공유해야 하는 곳은 하의나 수영복 아랫도리를 입는 듯했다.
나는 문화를 잘 몰라서 레스토랑에 나체로 갔었는데 다행히 수건을 하나 챙겨가서 방석처럼 깔고 앉았다.
마트도 완전 나체로 이용해도 되긴 하는데 아래에 뭔가를 입은 사람들도 꽤 있었다.
그래도 누구는 다 벗었네, 누구는 옷을 입었네 왈가왈부하진 않는다.
아무도 내 몸에 관심 없다.
직원들은 모두 항상 옷을 입고 있었고 벗은 사람의 몸을 훑어보거나 한 곳을 응시하지 않았다.
 
레스토랑은 일반적인 양식을 판매했다.
하지만 가격이 비싸고 엄청 맛있진 않았다. 그냥 평타 정도.
자연주의 마을에 도착한 첫날 첫 식사로만 레스토랑을 이용했다.
 

자연주의 마을 레스토랑 1
햄버거

 

자연주의 마을 레스토랑 2
파스타

 

자연주의 마을 레스토랑 3
디저트 ㅋㅋㅋ 맛 없음.. 그냥 냅다 단 맛..

 
 
나머지 식사는 마트에서 이것저것 사 먹었다.
맥주도 다양하게 구비되어 있었고 간단하게 조리해서 먹을 수 있는 음식들도 팔았다.
마트 위치 ↓
https://www.google.com/maps/place/SPAR+Heliopolis+Cap+d'Agde/@43.2956482,3.5286777,3a,75y,90t/data=!3m8!1e2!3m6!1sAF1QipMqvf70KKLb_2eaTfJKHCVa1-yEK9AbVC3qBlqc!2e10!3e12!6shttps:%2F%2Flh5.googleusercontent.com%2Fp%2FAF1QipMqvf70KKLb_2eaTfJKHCVa1-yEK9AbVC3qBlqc%3Dw203-h152-k-no!7i2016!8i1512!4m7!3m6!1s0x12b13b3d7033cfa5:0xc61c06603f375f1b!8m2!3d43.2955305!4d3.5285978!10e5!16s%2Fg%2F11g0vyvc_4?authuser=0&entry=ttu
 

Google Maps

Find local businesses, view maps and get driving directions in Google Maps.

www.google.com

 
 

누드비치 맥주 1
빨간 돼지가 제일 맛있었다.

 

누드비치 맥주 2
가운데 빨간 맥주가 제일 맛있었다.

 

누드비치 컵라면
컵라면

 

누드비치 통닭
마트 앞에서 전기구이 통닭을 팔고 있었다.

 

누드비치 과일
과일까지 배불리~

 

누드비치 피자
냉동피자

 

누드비치 소시송
한 입 먹고 중독되어버린 소시송

 
밤문화를 즐기려면 주변에 클럽이 엄청 많으니 한 번 놀러 가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사람들은 선으로만 되어있는 옷이나 저렇게 드러내놓고 다닐 거면 굳이 왜 입었나 싶은 옷을 입고 파티를 즐긴다.
나는 클럽을 별로 즐기지 않아서 밤 되면 잤다.
근데 여러 클럽에서 동시에 큰 음악소리가 벙 벙 터져 나와서 이어플러그를 귀에 꽂고 잤다.
 
 

 

누드 비치

바다는 언제든지 자유롭게 이용하면 된다.
수영복을 입어도 되긴 하는데 워낙 사람들이 다 벗고 있어서 뭔가를 입고 있으면 엄청 튄다.
뭔가를 입고 다니는 사람은 전체의 한 2% 정도 됐던 것 같다.
바닷가엔 주로 중장년 부부가 많았고 가족단위로도 많이 오고 기저귀 찬 애기, 휠체어 타고 오신 분도 봤다.
동양인은 우리 밖에 없는 것 같았다.
그렇다고 서양인들이 우리를 신기하게 쳐다보진 않았다.
내가 너무나 좋아하는 '정말 남에게 관심 없는 환경'이었다.
 

누드비치 위치
누드비치

 
위 이미지의 빨간 동그라미 친 영역이 전부 누드 비치다. (Plage Naturiste)
끝에서 끝까지 꽤 멀어서 다 둘러보진 못했다.
숙소랑 제일 가까운 쪽에서만 놀았는데도 누드비치를 즐기기에 충분했다.
 

자연주의 마을 누드비치
무료 파라솔이 있어서 자리가 비어있으면 그냥 이용하면 된다.

 

누드비치에서 모히토
마트에서 모히토를 사왔다,

 
 

후기 (잡다한 느낀 점과 생각들 모음)

마을에 처음 왔을 때 다 벗고 다니는 사람들을 보며 '와 진짜 나체로 다니네.. 내가 할 수 있을까?' 싶었다.
그런데 벗고 있어도 아무도 나를 쳐다보지도 않고 신경도 쓰지 않으니 하나도 부끄럽지 않았다.
여초 집단에 너무 오래 있던 나는 남 외모에 대해 수군거리는 것에 정말 질려있었다.
그런데 다른 사람이 어떻게 생겼든 뭘 입든 신경 쓰지 않는 자연주의 마을에 오니 다른 차원의 세상에 온 것 같았다.
지내는 동안 정신이 너무 편했고 스트레스가 하나도 없었다.
 
이곳에서의 일상은 이렇다.
아침 일찍 나체로 바다에서 놀기
점심쯤 배고파지면 그 상태로 레스토랑 혹은 마트 가기.
식사와 낮술 후 숙소로 돌아와 씻고 그 상태로 바로 누워서 낮잠 자기.
해 질 때쯤 그 상태로 바닷가 석양 보며 걷기.
배고파지면 저녁 먹고 씻고 자고의 반복이었다.
먹고 놀고 자고에 충실한 말 그대로 자연주의였다.
 
스트레스 주는 요소가 없으니까 사람들도 다 즐거워 보이고 분위기도 너무 평온했다. 
스마트폰을 보고 있는 사람도 거의 없었다.
통화하거나 음악 듣는 정도로만 폰을 사용했고 메시지 보내기, sns, 콘텐츠 시청, 사진촬영하는 사람은 없었던 것 같다.
 
자연주의의 장점은 옷이랑 수영복을 안 빨아도 되고, 빨래 마르는 거 안 기다려도 되고, 뭐 입을지 고민 안 해도 되는 것이다.
단점은 선크림이나 오일을 전신에 발라야 되는 게 귀찮다는 것 정도다.
 
속옷이나 수영복에 가려져 모래, 바람, 햇빛이 한 번도 닿지 않은 피부에 그것들이 닿으니 자유를 초월한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누드비치에서 가장 좋았던 점이 바로 이 기분을 느끼는 것이었다.
 
혹시라도 불순한 의도로 자연주의 마을 누드비치에 방문할 계획이라면 제발 가지 말자.
이렇게 자유롭고 평화롭고 자연적인 곳에 그 더러운 생각이 묻는 게 너무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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