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이푸르로 이동
델리에서 자이푸르까지 차로 5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아침 일찍 일어나 호텔 조식을 먹었다.
조식은 간단하게 토스트, 과일, 채소, 커리, 난, 달걀요리 정도 있었다.
그리고 아침 6시 반쯤 전용 여행자 버스를 타고 ‘자이푸르’로 출발했다.
매일 아침 5~6시 쯤 일정이 시작됐는데 한국시간으로는 오전 8~9시 쯤이라 시차적응을 따로 할 필요가 없었다.
인도 풍경
이동하면서 인도의 풍경을 처음 보게 됐는데 소문대로 소들이 도로에 막 돌아다녔다!
근데 도로에 마구잡이로 버려진 쓰레기 더미 사이에서 뭔가를 먹고 있는 게 좀 ㅠㅠ
계속 보고 있으면 속이 안 좋아질 것 같은 느낌이었다.
자이푸르 호텔 (크림슨 파크 호텔)
점심쯤 자이푸르 크림슨 파크 호텔에 도착해서 바로 호텔에서 점심식사를 했다.
인도 사람들이 대부분 종교적인 이유로 술, 소고기, 돼지고기를 안 먹고 콩요리, 채소요리를 많이 먹는다고 한다.
이 말을 처음 들었을 땐 해외여행 가면 그 나라 술을 마셔보는 재미가 있는데 그걸 못한다고?ㅠㅠ 라는 생각이 들었었다.
그런데 다양한 재료가 들어간 각종 커리에 갓 구운 난을 찍어먹는 게 그렇게 맛있을 수가 없었다ㅠㅠㅠㅠ
후식으로 마시는 인도식 밀크티인 '짜이'도 달달하이 호로록 촙촙 계속 먹게 됐다.
하와마할
만족스러운 식사를 마치고 첫 관광지인 '하와마할'에 방문했다.
복잡한 대로변 한 가운데에 엄청 멋있는 하와마할 궁전이 떡하니 자리 잡고 있었다.
복잡한 서울 도심에 웅장하게 자리잡고 있는 사대문 같은 느낌이었다.
하와마할이 만들어진 스토리가 있다.
그 궁전에 살던 왕비는 궁 밖으로 나갈 수 없는 규칙 때문에 너무 답답해했다.
왕한테 이 답답함을 토로했더니 밖에선 안이 안 보이고 안에선 밖을 볼 수 있는 창문이 900개 정도 있는 하와마할을 만들어줬다고 한다.
겉면은 엄청 정교하면서 화려한데 내부는 굉장히 소소해서
자유여행객들은 겉면만 보고 입장은 따로 안 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입장료가 200루피 정도 되는 것 같다. (가이드님이 티켓팅을 해서 정확한 가격은 잘 모름 ㅠㅠ)
헤나 체험
마와마할 출구 쪽에 헤나 노상이 있었는데 여기서 헤나 받는 게 인도 여행 패키지에 포함되어 있었다.
한쪽 팔에 헤나를 받았는데 꽤 복잡한 무늬를 망설임 없이 거침없이 슥슥 그려나가는 게 경이로웠다.
20분 정도 말린 뒤에 닦아내면 진한 갈색으로 피부가 염색되고 1~2주 정도 유지된다.
관광지라 사람이 엄청 많았는데, 아무것도 접촉하지 않고 20분 동안 조심해야 하는 게 은근 어려웠다.
남편은 10분만에 어떤 어린 아이가 덜 마른 헤나를 확! 스치고 지나가서 내 헤나보다 흐릿하게 됐다.
참고로 헤나로 머리 염색도 하는데 머리에 바르면 두피 건강에 좋다고 한다(탈모, 비듬, 두피질환 등등).
기념품으로 사갈 수 있게 포장된 제품도 있으니 관심 있으면 구매해보는 것도 좋은 것 같다.
잔타르 만타르
바로 500m 정도 근처에 있는 다음 관광지 ‘잔타르 만타르’ 천문대에 방문했다.
세계에서 제일 오래된 천문대 중 하나라고 하는데 그 옛날에 이런 큰 규모의 천문대를 만들다니 역시 수학 잘하는 나라답다고 생각했다.
다양한 해시계와 별자리 관측대가 있었는데 벌건 대낮에 천문대를 구경하려니 관심이 크게 안 갔다.
깜깜한 밤에 별자리 관측대에서 실제로 별자리를 관측할 수 있으면 흥미로웠을 것 같다.
패키지니까 따라갔..ㅎㅎㅎㅎ 그래도 천문학에 관심 있고 좋아하면 흥미로울 수도..?
암베르 성
천문대 구경을 마치고 '암베르 성'을 보러 이동했다.
인도는 이탈리아처럼 모든 도시가 다 작은 나라였어서 왕도 엄청 많았고 그들이 살던 성들이 아직까지 많이 남아 있다.
기록을 보면 영국이 식민지 지배할 때 인도의 독립을 위해 무려 562명의 왕들이 힘을 모으기로 합의했다고 한다...
그래서 여행하는 동안 성에 많이 방문했는데 나는 이 암베르성이 제일 인상 깊었다.
인도 3대 성 중 하나이며 입구가 여리여리한 꽃무늬로 예쁘게 장식된 게 피렌체 두오모 성당의 인도 버전 같았다.
큼직하고 힘있는 무늬보다 여리여리 자글자글 잔잔하고 가느다란 무늬가 취향인 나에게 너무 취향저격이었다.
참고로 이곳엔 호객행위를 심하게 하는 잡상인들이 정말 많았다.
가이드님이 그런 사람들이 물건을 들이밀면 'No'라고도 하지 말고 그냥 칼 같이 무시하라고 하셨다.
실제로 일행 중 어떤 분이 자기한테 들러붙은 잡상인에게 '안 사요~' 했다가 티켓 끊고 들어가는 순간까지 따라왔다...
아무튼 암베르 성 안으로 들어가면 거울의 방이 있는데 여기도 정말 예뻤다.
거울의 방은 왕비가 왕한테 별을 보고 싶다고 하니까 왕이 돌가루와 보석가루로 벽과 천장을 만들어서 촛불 하나만 피워도 방 전체가 별처럼 반짝반짝 빛나게 만든 방이다.
나하르가르 요새
암베르성에서 버스로 나하르가르 요새 근처까지 이동한 뒤 전용 지프차를 타고 조금 더 산길을 올라가면 자이푸르 도시 전망을 볼 수 있는 ‘나하르가르 요새’가 나온다.
이 산길이 엄청 좁고 가파른데 왔다갔다 하는 차는 많아서 경적소리와 곡예운전으로 범벅이었다.
왕복 2차선 도로에서 역주행하며 앞지르기 하는 게 이미 이곳의 문화였다.
근데도 사고가 안 나는 게 정말 신기하다.
원래는 여기서 야경을 보며 맥주 한 잔 마시는 게 옵션 투어에 있었는데 맥주를 파는 곳이 코로나 때문에 영업을 안 해서 그냥 요새 구경만 했다. 해도 너무 천천히 져서 야경은 못봤다.
전망대에 도착했을 때가 마침 기도하는 시간이라 도시 전체가 기도 소리로 시끌시끌했다.
태어나서 처음 들어보는 소리였다.
전망대 아래층에 왕비들의 방과 시녀들의 방도 있었는데 암베르성 처럼 여리여리한 꽃무늬 그림 장식이 너무 예뻤다.
중앙에 복도 같은 공간이 있고 이 공간을 거쳐서 다른 왕비 혹은 시녀의 방으로 이동할 수 있다.
나하르가르 요새에서 호텔로 돌아오기 전에 패키기에 포함된 쇼핑센터 한 곳에 들렀다.
보석 공방이었는데 반지, 목걸이, 귀걸이를 팔고 있었다.
그런데 디자인이 나이 많으신 사모님들이 착용하실 것 같은 스타일이었다...ㅎㅎ
번쩍거리는 대왕 보석이 두둥 박혀있는..ㅎㅎㅎㅎ
그 공방 직원들은 우리의 손가락에 반지를 끼워주며 '한 번 보세요~' 하는데 좀 부담됐다 ㅋㅋㅋ
결국 일행 아무도 그 곳에서 쇼핑을 하지 않았다.
우연히 본 인도의 결혼식
나하르가르까지 다 보고 호텔로 돌아오니 호텔 앞에서 결혼식이 열리고 있었고 인도 여자분들이 화려한 전통 옷을 입고 카펫이 깔린 긴 통로를 지나 결혼식장으로 들어가고 있었다.
차마 안에는 못 들어가고 겉에서 구경만 했는데 내부도 뭔가 엄청 화려한 느낌이었다.
가이드님이 알려주신 바에 의하면 인도 사람들은 결혼식에 평생 동안 버는 돈의 10% 정도를 쓴다고 한다.
결혼할 때 입는 전통 옷도 엄청 비싼데 대여하지 않고 다 구매해서 입는다고 한다.
저녁밥도 호텔에서 먹었는데 점심에 먹은 커리 말고 새로운 커리들이 나와있었다.
감탄하며 맛있게 먹었다.
사실 인도 여행하다가 배탈날까봐 걱정도 많이 했고 혹시 몰라서 숟가락도 챙겨왔는데 그럴 필요가 없었다ㅋㅋㅋ
내일은 타지마할이 있는 아그라로 이동한다.
이동시간이 길어서 오늘도 일찍 자고 내일 일찍일어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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